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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IS 바로가기오늘의 동양사상, no.20, 2009년, pp.91 - 112
김교빈
『황제내경黃帝內經』(이하 『내경』이라 함)은 고대 중국이 만들어 낸 뛰어난 의서醫書이다. 『내경』이 만들어진 시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만 언급된 가장 오래된 자료는 후한의 반고班固가 지은 『한서漢書』ㆍ『예문지藝文志』ㆍ『방기략方技略』이다. 『내경』은 질병 치료에 목적이 있으면서도 다른 의학서와 달리 당시 과학이 얻은 다양한 성과를 아우르면서 커다란 철학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그러므로 고대 중국 문명이 만들어 낸 하나의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중요한 얼개를 이루는 것이 기氣이다. 이 글은 『내경』의 철학체계를 밝힘으로써 전통의학과 철학의 연관성을 드러내는 데 목적이 있다.
은주시기 이전에 생겨난 기 개념은 전국시대를 거치면서 기가 만물의 기초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자연현상만이 아니라 도덕적 측면까지 범주를 확장하였다. 그 과정에서 서로 발생이 달랐던 음양, 오행 개념을 하나로 연결지음으로써 음양오행이론이 요소론에 머물지 않고 관계론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였고 한대에 이르면 『회남자淮南子』와 『춘추번로春秋繁露』를 통해 더욱 풍부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특히 음양오행론은 사람과 자연, 사람 몸의 장부, 인간과 사회 같은 다양한 관계를 음양오행의 조화로 설명하는 동시에 그 조화가 무너졌을 때 치료를 통해 균형 잡힌 모습으로 복귀할 수 있는 조절이론 근거로 기능하게 된다. 또한 그 속에는 천인상관의 관점에 선 동중서의 논리와 천인무관의 관점인 순자의 논리가 담겨 있다. 따라서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이해하면서도 목적론적이거나 신비주의적 관점으로 빠지지 않고 경험에 근거한 과학적 관점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이는 실제적인 관찰과 풍부한 임상 경험의 토대 위에서 음양오행론을 받아들여 임상 차원의 다양성을 설명하는 논리를 삼았고, 상생상극 논리를 통해 한의학의 특성인 유기체론의 기틀을 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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