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Ⅰ. 서 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 통합단계별 결혼이민자의 서비스 수요
최근 한국 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변화 양상 가운데 결혼이민자의 증가는 기본적 사회 구성의 변화를 가져오는 요인으로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시적 방문자와 달리 결혼이민자들은 장기간 내지 영구적으로 한국사회에 거주하면서 사회적으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고 사회 발전에 참여하는 주체로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한국생활에 원활히 적응하여 사회 성원으로서 역할을 확고히 하는 것은 단지 결혼이민자 개인이나 가족 단위

Ⅰ. 서 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 통합단계별 결혼이민자의 서비스 수요
최근 한국 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변화 양상 가운데 결혼이민자의 증가는 기본적 사회 구성의 변화를 가져오는 요인으로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시적 방문자와 달리 결혼이민자들은 장기간 내지 영구적으로 한국사회에 거주하면서 사회적으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고 사회 발전에 참여하는 주체로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한국생활에 원활히 적응하여 사회 성원으로서 역할을 확고히 하는 것은 단지 결혼이민자 개인이나 가족 단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로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 인간이 가족구성원으로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사회, 경제, 문화적 지식과 수행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이는 초기 성장과정부터 지속되어온 장기간의 문화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점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익숙해져 있던 사회문화적 질서와 전혀 다른 세계로 이주해온 결혼이민자들이 가족원들과 함께 일상생활을 원만하게 영위하고 나아가 적법한 사회성원으로서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재사회화(resocialization), 재문화화(reculturalization)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재문화화의 특성과 결혼이민자의 사회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기는 어려우며 일정한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결혼이민자는 외국인과의 결혼과 국경을 넘은 이동, 국적을 기초로 한 시민권 제도, 낯선 생활환경과 그간 쌓아온 사회적 관계망으로부터의 분리 등으로 인해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한국사회의 결혼이민자들 역시 공유하는 바일 뿐 아니라 한국의 독특한 상황으로 인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기도 한다.

기존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결혼이민자들은 문화와 언어의 차이로 인한 적응의 어려움, 사회적 관계의 제약, 경제적 빈곤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어 및 한국문화교육, 취업교육훈련, 가족 및 자녀양육 지원 서비스, 정보화교육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결혼이민자의 사회통합은 장기간에 걸친 작업으로서 한국생활 적응 단계에 따라 통합의 관심 양상이 비교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생활 초기 결혼이민자들의 관심은 주로 일상적 생활 적응에 맞춰져 있다가 어느 정도의 적응이 이루어지면서 한국사회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각 방면에서 활동하기 위한 준비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통합이 본격화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한국생활 경험과 적응도에 따라 결혼이민자의 관심사나 직면하는 문제의 양상은 서로 다를 수 있는 만큼, 서비스 수요도 한국생활 경험이나 적응 수준에 따라 비교된다. 우선 일상적 생활 적응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초적인 한국어 교육이 중요하며 이외에 한국문화관련 교육에 대한 관심도 존재한다. 이러한 단계를 어느 정도 거쳐 일상적 언어 소통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지게 되면 결혼이민자들 사이에서는 점차 본격적인 사회활동, 경제활동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인적자원 개발과 관계 형성을 위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된다.

□ 주요서비스 추진 현황
결혼이민자의 통합 단계별로 서로 비교되는 서비스 수요의 충족 정도를 파악해보기 위해서는 주요 서비스 기관의 서비스 제공 현황이 중요한 근거를 제공한다. 현재 각종 기관을 통해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는 초급, 중급 단계의 한국어 교육과 한국요리강습, 전통문화예절교육 등 일상적 생활 적응을 필요로 하는 통합 초기 단계의 결혼이민자를 겨냥한 서비스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비해, 취업기술교육이나 일자리 알선 등 어느 정도의 초기 적응을 거친 결혼이민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상대적으로 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욱이 취업기술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기관에서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취업기술교육을 보면 공예나 양재, 직조, 홈패션 등 수작업 기술 교육과 미용, 맛사지 기술, 제과제빵, 요리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간병인이나 도우미 등 돌봄 서비스 인력으로 양성하거나 결혼이민자들이 자신의 언어 능력을 살려 통번역이나 언어강사, 다문화강사 등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기관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취업기술 교육은 결혼이민자의 교육 수준과 인적 자원의 다양성에 대한 세밀한 고려 없이 프로그램이 개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비판적으로 검토되어야 하는 것은 교육이 본격적인 취업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취업기술교육으로 시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실제적으로 부업 교육 정도이며 본격적인 취업기술교육으로서의 성격은 부여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동의 제약과 함께 결혼이민자의 통합 진전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이주로 인해 상실된 사회적 관계망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관계 형성이 어려우며 그에 따라 사회 주체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긍정적인 정체성을 구성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현재 가족 이외의 사회적 관계 형성과 관련해 서비스 기관에서 추진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자조모임’ 형태로 출신국가별 관계망을 형성하기 위한 지원 정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대부분 형식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 지역이나 학교 등 주요 생활의 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한국인들과 교류하면서 한국사회의 주체로서 역량을 증진하고 통합을 진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