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쓸모없는 흔적기관으로 여겨졌던 세포의 안테나 같은 구조가 포유류의 정상적인 뇌 발달에 있어 중요한 기능을 하고 결함이 있을 경우 자폐증, 정신분열증을 비롯한 기타 신경 정신병에서 볼 수 있는 뇌의 신경망 형성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스캐롤라이나 의대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1차섬모(primary cilia)라고 불리는 안테나처럼 생긴 구조물의 신호를 복원하여 신경망 형성의 결함을 방지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섬모 관련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이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연관된 행동을 자주 보이는 이유를 설명하는데 도움을 준다. 더 나아가 이 연구는 자폐증, 정신분열증 같은 뇌질환 관련 회로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 세포 경로를 밝히고 있다.

1차섬모는 사실 모든 동물 세포에서 볼 수 있는 날씬한 돌기로서 내이나 폐에 있는 모발 모양의 구조물처럼 움직이고 흔들리는 동작과 닮은꼴이지만 그런 섬모와 달리 1차섬모는 리드미컬하게 움직이지는 않는다. 1990년대까지 생물학자들은 1차섬모가 실제 기능이 없는 흔적 구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뇌를 포함한 여러 장기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섬모 관련 유전자의 변이는 섬모병 증후군을 비롯하여 여러 정신 질환으로 나타난다.

연구팀은 Arl13b 유전자에 대한 유전자 결실 모델을 이용하여 억제성 인터뉴런의 발달 마지막 단계에서 1차섬모의 역할을 관찰했다. 인터뉴런은 다른 뉴런의 활동성을 조절하여 뇌회로가 효율적이고 적절하게 흥분/억제 균형을 가지고 동작하도록 한다. 인터뉴런 신호에 발생한 문제는 자폐증, 정신분열증, 조울증을 비롯한 인지 및 행동 장애에서 관찰되었다. Arl13b 돌연변이는 주버트 증후군(Joubert syndrome)과 관련 장애를 일으키며 해당 환자들은 자폐증 및 지적 장애로 고통을 받는다.

연구팀은 Arl13b가 결실된 상태로 태어난 생쥐에서 인터뉴런이 올바른 수와 연결 패턴을 형성하는 능력에 결함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Arl13b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도 유사한 문제를 갖는 것을 발견했다. 추가 연구에서 결함이 있는 인터뉴런은 회로 연결에 영향을 덜 주어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증에서 보이는 것처럼 불균형을 이룬 회로를 만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결함이 있는 인터뉴런에 위치한 1차섬모는 대부분 정상적인 경우 밀집되어 위치하고 있는 세포 수용체(somatostatin receptor 3)가 결실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공적으로 이 결실된 1차섬모의 수용체를 재발현시켰는데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인터뉴런을 방지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DREADD라는 수용체를 사용했을 때도 동일한 구조 효과를 볼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것은 국소 환경에서 1차섬모의 수용체를 통해 인터뉴런으로 신호가 들어와야 건강한 발달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 신호를 생애 초기에 회복할 수 있으면 적어도 주버트 증후군 및 기타 관련 섬모병 증후군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태아 발달 기간에 돌연변이의 영향을 받은 후라고 해도 출생 후 일부 경로를 조절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칙적으로 이 접근은 언젠가는 회로 구성 이상을 교정하는데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많은 신경 정신병이 인터뉴런 연결성의 문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