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DNA는 대부분 핵에 존재하고 있다. 핵의 DNA는 부모에게서 반반씩 물려받아 섞이게 된다. 이런 섞임 현상은 사람의 다양한 신체적 특징으로 나타나게 되고, 이런 다양성은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는데 더 유리하게 만든다. 그런데 세포핵에 있는 DNA와 또 다른 형태의 DNA가 미토콘드리아에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원래 에너지를 합성하는 역할을 하는데 특이하게도 DNA를 갖는다. 미토콘드리아가 왜 DNA를 갖는지는 여러 학설이 있다. 그중 유력한 것은 진화 초기에 아마도 다른 단세포들의 공생관계를 통해 미토콘드리아가 세포에 남게 되었다는 학설이다.

이 미토콘드리아 DNA(mtDNA)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포핵에 있는 DNA는 부모의 DNA 구성과 똑같지 않지만, mtDNA는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를 그대로 자식이 물려받기 때문이다. 수정 중에 부계 mtDNA는 난자로 들어가 파괴되어 없어진다. 물론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소수의 경우 부계 미토콘드리아가 난자로 들어가 파괴되지 않고 유전된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부계 mtDNA는 자녀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mtDNA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수천 년 전의 모계 계보를 알아내는 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즉 같은 모계 조상을 가진 사람들은 mtDNA 정보로 확인이 가능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대학(University of Johannesburg) 생화학과 교수인 Debra Meyer는 자신의 mtDNA 유전정보를 분석하여 놀라운 결과를 알아냈다. 남아프리카 지역을 수천 년 동안 지배한 코이산(Khoi-San) 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녀의 모계 mtDNA는 주로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발견되는 유전인자로 1658년경 노예 선박에 의해 케이프 지역으로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토콘드리아 DNA를 시퀀싱 하는 기술은 특정 종을 동정하거나 집단 분석에 용이한 표지인자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인공 지능(AI)은 시퀀싱을 더욱 빠르고 저렴하며 정화하게 만드는 한편, 경험을 통해 개선되는 기계 학습 알고리즘(Machine Learning Algorithms)은 크고 복잡한 DNA 시퀀싱 데이터를 비교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몇 년 안에 mtDNA 시퀀싱은 우리의 역사를 보다 명확하게 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