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1일, 팝의 여왕인 ‘휘트니 휴스턴’이 48세를 일기로 갑작스레 사망해 그녀를 사랑한 전 세계의 팬들을 충격으로 몰아 넣었다. 당시 휘트니 휴스턴의 사망 원인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ABC 방송’은 신경안정제 과다 복용이 사인으로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욕조 속에서 발견된 휘트니 휴스턴의 시신에는 폐에 물이 들어 있었으나 직접적 사망 원인이 될 만큼 많은 양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휘트니 휴스턴이 평속 복용해온 신경안정제로 인해 의식을 잃었으며 욕조에 빠져 사망한 것으로 분석했다.


약물 사고사가 자동차 사고를 능가




휘트니 휴스턴만이 이 같은 불운을 겪은 최초의 스타는 아니다. 영화배우인 히스 레저와 팝의 제왕인 마이클 잭슨 등이 부분적으로는 처방약의 과다복용으로 죽었다고 여겨지고 있다. 그들이 복용한 처방약에는 공통적으로 진통제와 신경안정제, 그리고 흥분제가 포함되어 있었고, 여기에 알코올을 동시에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약물 사고의 문제는 유명 연예인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 2007년에는 대략 2만7천 명의 미국인들이 의도하지 않은 처방약의 과다복용으로 죽었는데 약물로 인한 사고는 이제 미국의 많은 지역에서 자동차 사고보다 흔한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


중독의 원인은 오피오이드를 포함하기 때문



미 국립건강연구소 산하 국립약물남용연구소의 노라 볼코우(Nora Volkow) 이사는 “통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의 약 3~5 퍼센트는 결국 중독에 이르게 된다”면서 “흡연, 음주, 혹은 다른 약물 등으로 과거에 ‘물질 사용 장애(substance use disorder)’ 경력을 지닌 사람들은 더 큰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한 점차 약물에 무감각하게 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전과 같은 효과를 보려면 더 많은 복용량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런 중독증상의 원인은 처방약의 대부분이 아편 비슷한 진통작용을 하는 합성 진통 마취제인 오피오이드(opioid)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코올과의 동시 복용은 치명적인 결과 낳아


휘트니 휴스턴이 어떻게 약물을 남용하게 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다른 많은 중독자들처럼 그녀도 처방약을 알코올과 섞어 마셨던 것으로 보인다. 처방약 사용자들은 의료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약과 알코올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2008년도 브라운 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알코올과 반응한다고 알려진 처방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사람들의 60%가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은 항불안제나 우울증 치료제, 수면제 등과 화학적인 반응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런 화학적 반응은 약물의 진정 효과를 강하게 하기 때문에 신체 상태를 나른하고 어지럽게 하여, 쉽게 넘어지거나 다른 사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문제는 ‘cytochrome P450’가 재낵스 분해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알코올과 약물인 재낵스가 효소를 두고 경합하는 꼴이 되는 것인데, 이로 인하여 체내 분해 속도를 늦추게 되고, 혈액 내에 오래 머물도록 하며, 농도가 높은 경우 약물 남용과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알코올과 재낵스는 둘 다 중추 신경계를 억제하여 맥박과 호흡 속도를 늦추는데, 함께 사용하면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 둘을 함께 사용할 경우, 각각의 효과를 합한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치명적인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