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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신체가 영생을 보장해 줄까?

2013-06-10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는 것은 전 인류의 꿈인 동시에 과학자들의 오랜 연구과제다. 비록 허황된 희망이었지만 이런 생명연장을 향한 맹목적인 꿈은 중국의 진시황제로 하여금 불로초를 구하도록 만들었고, 미래의 의학기술에 기대를 걸며 동면에 들어가는 냉동인간도 등장시켰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인간의 정신을 다른 대상물로 옮겨 영원히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공상과학 영화와 같은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무모하게만 여겨져 왔던 영생에 대한 꿈을 오는 2045년까지 현실로 만든다는 계획을 가지고 현재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메일은 러시아의 미디어재벌인 드미트리 이츠코프(Dmitry Itskov)가 오는 2045년까지 영화 아바타처럼 인간의 정신을 다른 대상물로 옮기는 이른바 ’2045 이니셔티브(2045 Initiative)’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하면서, 영화 아바타와의 차이점은 이 대상물이 유기적인 생명체가 아닌 홀로그램 형태의 가상신체라고 밝혔다.


가상신체 프로젝트인 2045 이니셔티브



2045 이니셔티브 프로젝트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는 2045년까지 4단계의 개발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아바타A라 명명된 2015년에서 2020년까지의 1단계 기간에는 인간의 신체를 복제해 원격조종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단계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2단계인 2025년까지의 아바타B 기간에는 죽음을 앞둔 사람의 두뇌를 가상신체에 이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3단계인 2030년부터 2035년까지의 아바타C 기간에는 죽음을 앞둔 사람의 성격까지 이식할 수 있는 인공두뇌를 갖춘 아바타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설명에 대해 이츠코프 회장도 “2045 이니셔티브 프로젝트를 통해 죽음을 앞둔 사람도 홀로그램 형태의 가상신체를 통해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2045 이니셔티브 프로젝트에는 이미 2만명 이상이 동참하기로 한 상태로서 기술 개발을 위한 국제학술대회도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상의 대상물에 사람의 정신을 옮겨 수명을 연장하는 시도에 대해 성공 여부를 떠나 윤리적 논란도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신체를 가능하게 해 줄 뇌신경과학



그렇다면 이런 가상신체 프로젝트가 정말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 있을까? 사람이 느끼는 뜨거움이나 가려움을 가상신체도 똑같이 느낄 수 있을까? 또한 슬픔 같은 감정을 어떻게 가상신체가 느낄 수 있을까? 이같은 궁금증에 대해 전문가들은 뇌신경과학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뇌와 몸이 어떻게 결합해 자아가 구현되는지를 연구해 온 뇌신경과학 분야는, 이제 뇌신경계로부터의 신호를 분석하여 컴퓨터 또는 외부기기를 제어하거나 사용자의 의도를 외부에 전달하기 위한 뇌-컴퓨터 간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뇌-컴퓨터 간 인터페이스 기술을 사용하여 장애인들의 활동을 돕는 연구를 하고 있고, 파킨슨이나 알츠하이머와 같은 불치병의 치료는 물론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정신병 분야의 치료에도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브라운대에서 뇌-컴퓨터 간 인터페이스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존 도너휴(John Donoghue) 박사가 각종 탐사장비와 뇌 이미징 기계를 가지고 뇌의 활성경로를 파악하는 ‘브레인 액티비티 맵(Brain Activity Map)’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너휴 박사는 “브레인 액티비티 맵 프로젝트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뇌 회로의 동적인 조직에 대한 기능적 연결체학이라고 할 수 있다”며 “어떻게 뇌의 정보 단위가 부호화되는가?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들 회로가 어떻게 구성되고, 뇌가 실제로 어떻게 컴퓨터처럼 입력되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너휴 박사는 “다만 현재로는 뇌의 광범위한 부분에서 고화상으로 뉴런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며 “만약 우리가 이러한 장비를 갖게 된다면, 우리는 정신분열이나 우울증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알아낼 수 있는 이론을 만들 수 있고 나아가 뇌-컴퓨터 간 인터페이스 기술의 획기적인 도약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의 경우는 아직 해외 선진국들의 사례보다는 많이 뒤쳐져 있지만 최근 한양대 계산신경공학부의 연구팀이 개발한 정신 타자기(mental typewriter)는 이같은 뇌-컴퓨터 간 인터페이스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이 타자기는 사지마비의 사용자가 타이핑을 하고 싶을 때 글자를 집중하여 응시하면 원하는 글자가 타이핑되도록 설계되었다.
이 타자기를 개발한 한양대 연구진은 “특히 퇴행성 신경질환 환자들이 질환의 후기에 도달하면 눈동자의 움직임이 어려워 안구마우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구마우스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의사소통 기술로 정신 타자기가 각광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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