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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IS 바로가기민주주의와 인권 = Journal of democracy and human right, v.10 no.1, 2010년, pp.293 - 319
김현
이 논문의 목적은 슬라보예 지젝의 정치적 주체 이론을 첫째, 지젝의 칸트주의적 헤겔 해석과 관련지어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둘째, 지젝의 정치 철학적 기획의 의의와 그 한계를 맑스주의적 관점에서 규명하는 것이다. 지젝의 주체이론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는 지젝이 그의 정치 철학적 기획의 이론적 토대이자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지젝 만의 독특한 헤겔 변증법 해석이다. 지젝이 헤겔 변증법의 핵심 개념으로 삼고 있는 부정성 개념과 운동논리는 상상계와 상징계, 실재계라는 라캉의 정신 분석적 개념들과 결합하여, 정치적 장의 작동논리 및 그것의 전복 논리를 해명하는데 기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질서를 전복시킬 새로운 정치주체의 정립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그의 정치 철학적 기획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그의 헤겔 이해가 다분히 칸트적이라는 점이다. 지젝은 그의 칸트주의적 헤겔 해석을 ‘부정성=초월적 통각= 실재계’라는 등식으로 정식화하고 이를 그의 정치철학적 기획의 이론적인 중핵으로 삼고 있다. 그에 의하면 헤겔 철학은 급진화된 칸트주의 혹은 형식주의이며, 이것은 다시 라캉의 실재계 개념의 이론적인 토대로서 기능한다.
이 글이 목적으로 삼는 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1) 지젝의 주체 이론에 중심적인 모티브를 형성하고 있는 그의 헤겔 이해가 적절한 것인가? 다시 말해 우리는 지젝의 해석을 따라 헤겔의 변증법을 급진화된 칸트주의로 읽어낼 수 있는가? 2) 지젝의 주체 이론이 맑스주의적 문제틀과 관련하여 유효한 대항담론을 형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가? 다시 말해 그의 주체는 행위할 수 있는 주체인가? 이 글은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을 취한다. 지젝의 주체 이론이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 대항담론 및 대항주체 이론의 정립을 위한 이론적 모색의 산물이라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하더라도, 그의 주체 이론이 근본적으로 라캉의 정신분석적 실재개념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한, 지젝의 주체는 역사적인 지반과 맥락을 떠난 공허하고 형이상학적인 추상적 실체로만 정박해 있을 공산이 다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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