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깡의 ‘프로이트로의 회귀’는 기존의 정신분석에 대한 새로운 출발의 요구였다. 이러한 새로운 출발의 요구는 무엇보다도 프로이트 정신분석의 핵심 개념인 무의식에 중요성을 부여하고 이를 재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프로이트에게 있어 무의식의 형성 과정은 꿈의 분석을 통해 드러난다. 라깡은 무의식의 다른 형성물들과 마찬가지로 꿈의 분석에서 프로이트가 언어의 의미요소들의 체계를 참조한 것에 주목한다. 소쉬르, 야콥슨 등의 언어학을 활용한 프로이트의 무의식에 대한 재해석은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는 명제로 나타난다.

이러한 명제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라깡이 언어학을 자신의 정신분석 이론에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살펴보게 된다. 기호의 가치와 은유와 환유는 라깡 이론의 기본적인 구성요소로 활용된다. 전자는 라깡의 고정점(point de capiton)의 개념에, 후자는 기표의 우위라는 라깡의 기본적인 사고와 무의식의 형성의 관점에 비추어 본 결과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언어학의 활용은 아이의 심리발달 과정을 설명하는데 적용된다. 라깡은 유아가 말하는 주체로 발달할 때 거세나 결여를 부과하는 것은 언어, 즉 기표들의 체계라고 한다. 라깡에게 있어 프로이트의 포르트-다(fort-da)의 놀이는 아이가 상징계에 진입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확실한 예증이다. 라깡은 이러한 과정을 아버지의 은유(m？aphore paternelle)를 통해 설명한다. 아버지의 은유는 아이를 어머니의 상상적인 예속에서 떼어놓음으로써 상징적 차원에 진입하게 할 뿐만 아니라 욕망하는 주체의 위상을 그에게 부여한다. 또한 이러한 은유는 원억압(refoulement originaire)을 통해 무의식을 출현하게 하고, 주체를 자기 자신의 부분과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분리시키는 주체적 분열(Spaltung)의 구조를 구성함으로써 언어의 차원에서 주체의 욕망을 소외시킨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무의식이 언어의 의미화 과정과 같다는 점에서 라깡의 ‘언어처럼 구조화된 무의식’에 대한 명제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