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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미국 행정부는 항공우주국(NASA)의 내년 예산을 16억 달러 증액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2028년까지 달에 우주인을 착륙시키는 계획을 4년 단축시켜 2024년까지 완료하기 위해서다.
이번 프로젝트가 아폴로 계획과 다른 점은 달 궤도를 도는 영구적인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를 설치한다는 점이다. 덕분에 우주인들은 달 탐사 임무 동안 두 팀으로 나눈 후 번갈아가며 달 표면을 장기적으로 탐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시도는 최종적으로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에서 장기간 체류하게 될 화성 탐사 임무를 목표에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몸은 수십만 년 동안 지구 표면에서 살 수 있도록 진화해왔다. 그동안 많은 우주인들이 탄생했지만, 우주에서 1년 이상 거주할 경우 인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럼 화성 탐사처럼 우주에서 장기간 체류할 경우 인간을 위협하는 요소는 정확히 무엇일까.
가장 먼저 방사선을 꼽을 수 있다. 지구 밖의 우주 공간은 텅 비어 있지 않고 태양과 다른 별들에 의해 뿜어져 나오는 고에너지 입자들로 가득하다. 지구에서는 자기장에 의해 보호받고 있지만, 지구 밖을 벗어나게 되면 우주인들은 그것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유럽우주국(ESA) 등이 지난해 공동으로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주를 항해하는 우주인들에게 축적되는 방사선량은 인간이 지구상에서 축적하는 것보다 수백 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거주하는 우주인들의 피폭량보다도 몇 배는 더 큰 것으로 추정됐다.
더 우려되는 것은 태양이 분출하여 우주로 내뿜는 태양 플레어와 맞닥뜨릴 때의 상황이다. 이 경우 우주 비행사는 치명적일 수 있는 방사선량에 노출될 수 있다. 이를 사전에 경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우주선에 갖추어지겠지만, 태양 플레어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무중력 상태 지속되면 시력 약화돼
화성에 도착한 후에도 방사선 문제는 지속된다. 이 행성에는 오존층이 없고 자기장이 약하므로 태양에서 오는 우주선과 자외선을 지구에서보다 훨씬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NASA는 화성 탐사차 큐리오시티가 화성에서 단방향 주행만으로도 CT 스캔을 24회 받는 것에 해당하는 0.3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근로자에 대한 연간 방사선 한도의 15배에 달하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
현재 우주에서의 방사선 영향을 완전히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방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을 때의 상황도 파악된 게 없다. 예를 들면 우주인이 우주에서 장기간 체류했을 때 불임이 될 확률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NASA에서는 우주비행사가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는 방사선량의 한도를 결정하고, 방사선이 인간의 면역체계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 계속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의 무중력도 인체에 해를 끼치는 대표적인 요소다. 지구의 중력에 적응한 인간은 무중력 상태에서 뼈와 근육이 손상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ISS에 체류하는 우주인들의 경우 근육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하루에 2시간씩 운동을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막을 수 없었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불가사의하게도 시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이 NASA에 의해 발견됐다. 또한 우주인들은 무중력 상태에서 잠을 자는 것이 더 어렵거나 불면증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주에 체류할 때와 지상에 체류할 때를 비교한 가장 유명한 실험으로 ‘NASA 쌍둥이 연구’가 있다. NASA는 약 340일간 ISS에 체류했던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와 같은 기간 동안 지상에서 거주한 그의 쌍둥이 형인 마크 켈리를 대상으로 여러 가지 생체 자료 및 인지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켈리의 텔로미어 길이가 늘어나는 등 생물학적 변화가 감지됐다. 또한 켈리는 지구로 귀환한 후에 실시한 인지 능력 테스트에서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켈리의 인지 검사를 담당한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바스너 박사는 ISS와 같이 미세 중력의 우주 환경에서는 약 20가지 일들이 동시에 진행되는데, 그것이 모두 인지력 저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고립된 환경에서 뇌 부피 축소 현상 관찰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0.38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처럼 낮은 화성의 중력은 무중력만큼이나 인간의 건강에 나쁘다는 사실이 밝혀질지도 모른다. NASA의 쌍둥이 연구는 단지 1년이었지만, 2~3년의 장기간 임무로 우주에 거주할 경우 인체에 어떤 새로운 부작용이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마지막으로 과학자들이 우려하는 요소는 바로 정신 건강의 위험이다. 우주인들이 체류하는 환경은 지구와 아주 멀리 떨어져 있을뿐더러 가족과 격리되고 몹시 지루한 공간일 수밖에 없다. 거기에다 나쁜 음식과 질이 떨어지는 수면, 부자연스러운 빛과 같은 조건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아무리 건강한 사람들이라도 이상해지게 될 것이다.
동절기 동안 남극의 기지에서 고립되어 생활한 대원들을 연구한 결과 뇌 부피가 작아진 것이 뇌 전체에서 관찰되었다. 뇌의 그 같은 변화는 겨울이 끝난 후에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그보다 더 고립되고 스트레스가 많은 우주 공간에서 뇌가 어떻게 변할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실제로 화성과 같은 외계 행성에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가능성을 타진해본 ‘바이오스피어 2’ 프로젝트 당시 7명의 승무원들이 서로 파벌로 갈라져 싸우는 바람에 임무가 서둘러 종료된 적이 있다. 바이오스피어 2는 햇빛을 제외하고는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거대한 투명 유리돔 구조물이다.
이 같은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선 우주에서 인간의 마음을 해할 수 있는 위험 요소와 그에 대한 대처법이 더욱 구체적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키워드 | 거주, 우주, 장기, 화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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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성규 객원기자 |
원문 | 사이언스타임즈 |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1916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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