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단어 이상 선택하여야 합니다.
최대 10 단어까지만 선택 가능합니다.
다음과 같은 기능을 한번의 로그인으로 사용 할 수 있습니다.
NTIS 바로가기
“초중고교 생활 12년 동안 우리가 배우는 수학은 ‘미분적분학’이라는 학문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대부분 내비게이션으로 길을 탐색할 때 속도나 남은 거리처럼 측정 가능한 값보다는 미분을 통해 계산해야 하는 도착 예정 시간을 궁금해합니다. 이처럼 수학은 미래의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24일 서울 광화문 HJ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제3회 기초과학연구원(IBS)-한국과학기자협회 과학미디어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에서 김재경 IBS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CI(그룹장)은 수학의 쓸모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17세기 최고의 천재로 불린 아이작 뉴턴은 하늘의 행성이 다시 제 자리에 돌아올 시간 등 미래 행성의 위치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미분의 개념을 고안했다. 무한히 작은 시간 간격 사이에 발생하는 두 증분량의 비, 그렇게 정의된 것이 뉴턴의 미분법이다. 미분적분학 이전의 수학은 변화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즉, 미분적분학이 개발된 후에야 수학이 변화하는 현상을 해석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미분적분학은 자연을 읽는 언어’라는 말도 있다.
김재경 CI는 “10년 넘는 긴 기간 동안 수학교육을 받으면서 미분적분학이 현대 문명의 근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학생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내비게이션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수 예측까지 우리 생활에서 미분적분학이 쓰이지 않는 곳을 찾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6번째 생물학 혁명을 일으킬 주인공
생물학을 ‘퀀텀 점프’시킨 혁명적 사건으로는 5가지가 꼽힌다. 현미경의 발견, 린네의 생물 분류법,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멘델의 유전 법칙, 왓슨과 크릭의 DNA 이중나선구조 규명 등이다. DNA의 구조 규명 이후 분자생물학의 시대가 시작되며 생물학은 더 복잡해졌다. 이 복잡한 생물학에서 여섯 번째 혁명을 일으킬 주인공으로는 수리 생물학이 주목받는다.
수리 생물학은 문자 그대로 수학으로 생명현상을 분석하는 학문이다. 복잡한 생물학적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컴퓨터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과학자가 발견한 현상 혹은 궁금한 문제를 수학이라는 언어로 번역해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다.
수학이 혁명에 견주는 강력한 도구로 꼽히는 이유는 우리의 직관을 넘어선 해답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가령, 백신이나 각종 수술을 오전과 오후 중 언제 받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김 CI의 연구 결과 독감 백신은 오전에 접종해야 효과가 4배 좋고, 심장 판막 교체 수술은 오전에, 항암 치료는 오후에(여성만) 진행해야 효과가 좋다는 것을 수리 모델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수학이 알려주는 ‘꿀깸’ 비결
수리 생물학 분야는 1,000여 년의 역사를 가졌지만, 국내 역사는 1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2021년 IBS에 합류한 김재경 CI는 국내에 몇 안 되는 수리 생물학자 중 하나로 수학으로 수면 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을 밝히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우린 누구나 일주기 리듬이 있다. 밤에는 자고, 낮에 깨는 것은 이 일주기 리듬 때문이다. 수면을 결정하는 건 일주기 리듬에 따른 수면 압력 즉, 잠을 자고 싶은 욕구 변화다. 수면 압력이 역치를 넘어서면 사람은 잠을 자게 된다. 일반적으로 밤에는 수면 압력이 낮아 역치를 넘어서기 쉬워 자고, 낮에는 수면 압력이 높아 역치를 넘기 어려워 잠을 자지 않는다.
문제는 개개인의 수면 압력과 일주기 리듬을 측정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한 시간마다 혈액을 채취해 호르몬 농도를 조사하면 알 수 있지만 ‘꿀잠’을 위해 이 고생을 사서 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김 CI가 이끄는 IBS 의생명 수학 그룹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에 기록되는 수면 데이터에 미래의 상태를 예측하는 도구 ‘미분적분학’을 접목해 쑤면 압력과 일주기 리듬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확장해 사람이 자고 깨는 적당한 시점을 평가하는 알고리즘까지 개발했다. 가령, 수학 모델이 예측한 수면 압력이 큰 시간에 깨면 충분한 수면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식이다. 실제로 연구진은 교대 근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개발한 알고리즘을 평가하는 연구도 진행했다. 실험에 참가한 간호사들의 평균 수면 시간은 비슷했지만, 근무 시간 중 졸림 정도는 상당히 다르게 나타났다.
김 CI는 “교대 근무자들은 강박적으로 하루 6시간 이상은 꼭 잔다는 몸이 이끄는 대로 아침에 잠드는 날은 짧게, 저녁에 잠드는 날은 길게 잔다는 그룹으로 나뉘었다”며 “예상과 달리 밤에는 많이 자고 낮에는 적게 자는 그룹이 피곤함을 덜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잘 자는 법은 물론, 잘 깨 있는 법까지 알려주는 어플리케이션(앱) ‘슬립웨이크(SleepWake)’를 개발했다. 김 CI는 “내일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시간을 앱에 입력하면 몇 시에 잠들어서 몇 시에 깨라는 추천도 해준다”며 “공공 앱으로 무료 배포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키워드 | SleepWake 과학미디어아카데미 기초과학연구원 미분 미분적분학 생체 일주기 리듬 수면 수면 압력 슬립웨이크 일주기 리듬 |
---|---|
저자 | 권예슬 리포터 |
원문 | 사이언스타임즈 |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254339 |
※ AI-Helper는 부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