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김정은 정권은 ‘새 세기 산업혁명에 기초한 지식경제 강국’ 완성을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위한 핵심 국정 과제로 규정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과학기술발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2000년대 초 김정일이 정보산업 시대 담론을 제기한 이래 10여 년의 논의와 정책 집행의 결과물인 지식경제시대 담론을 논리적 기초로 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의 과학기술 정책과 경제 전략은 짧게는 김정일의 과학기술 중시 정책을 계승한 것이고, 길게 보면 김일성 이래 북한 정권이 갖고 있던 도구적 과학관과 과학만능주의 사고가 강화

김정은 정권은 ‘새 세기 산업혁명에 기초한 지식경제 강국’ 완성을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위한 핵심 국정 과제로 규정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과학기술발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2000년대 초 김정일이 정보산업 시대 담론을 제기한 이래 10여 년의 논의와 정책 집행의 결과물인 지식경제시대 담론을 논리적 기초로 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의 과학기술 정책과 경제 전략은 짧게는 김정일의 과학기술 중시 정책을 계승한 것이고, 길게 보면 김일성 이래 북한 정권이 갖고 있던 도구적 과학관과 과학만능주의 사고가 강화된 결과이다. 또한 민간 과학기술에 대한 미흡한 투자와 전문성 경시 등 1960-70년대 북한 과학기술 정책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오랜 모색의 결과이다. 이런 점에서 김정은 정권의 과학기술 중시 기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정은 정권은 2013년 3월 채택한 경제와 핵의 병진노선도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 외부의 전문가들은 핵전력 증강을 추진하는 병진노선이 국제적 제재와 민간 경제를 위한 재원 결핍을 지속시킴으로써 경제 발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은 이미 일정 수준에 도달한 자국의 과학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면 추가로 국방비를 늘리지 않고도 핵전력을 증강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남는 재원을 경제 건설에 돌림으로써 병진노선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이 역시 김정은 정권의 현과학기술 정책이 계속될 가능성을 높인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교육체제, 연구기관, 산업현장을 정보통신 기술 등 현대 과학기술에 기초한 구조로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11년제 초중등 의무교육제를 12년으로 개편하면서 과학기술 교육 비중을 강화했고, 김일성종합대학·김책공업대학·고려성균관대학 등 국가 핵심 대학들의 외형 확대와 내실화를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각 도별 거점 대학의 종합대학화와 내실화를 독려하고 있다. 또한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를 표방하며 평양의 과학기술 전당과 각 지역·공장·기업소·협동농장의 과학지식보급소를 연결하고, IT를 활용한 원격교육을 강화하는 등 노동자·농민의 과학기술 지식수준을 높이기 위한 시도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은 과학원을 IT·BT·NT·자동화 등 첨단 기술과 핵심 산업기술 중심으로 개편하고, 자연에네르기 연구소·국가나노기술국 등 연구기관을 확충했다. 이와 함께 연구기관의 독립채산제 확대와 연구기관 자체의 상품 생산 및 판매 활성화를 통한 연구자금 확대를 꾀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자신들이 원하는 과학기술 분야와 경제 건설에 과학자를 동원하기 위해 과학자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다양한 담론과 구호를 생산·유포하고 있으며, 과학자 아파트·과학자 전용 휴양소와 백화점을 건설하는 등 과학자 처우 개선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내세운 새 세기 산업혁명의 핵심 목표는 최신 과학기술에 기초해 경제 전반을 현대화, 정보화함으로써 지식경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장거리 로켓과 인공위성 개발 과정에서 진전시킨 CNC 기술과 IT, 친환경에너지 등을 이용해 선행공업을 중심으로 현대화를 추진해왔고, 최근에는 몇몇 경공업공장과 협동농장도 현대화·정보화했다. 현재는 이를 본보기로 하여 다른 생산현장의 현대화·정보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김정은 정권은 선전선동의 차원에서 과학기술 발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의 모색 끝에 확정한 새 세기 산업혁명 노선을 실현하기 위해 나름 진지하게 여러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김정은 정권은 사회 각급 단위를 IT를 기본으로 한 최신 과학기술로 현대화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사회주의기업 책임관리제처럼 개별 단위의 권한과 자율성을 확대함으로써 혁신을 위한 물질적 자극을 높이려고 할 것이다. 즉, 김정은 정권은 과학기술과 자율성 확대를 통해 북한을 혁신 친화적 사회로 바꾸려고 한다. 36년 만에 개최된 7차 당 대회에는 이러한 김정은 정권의 의도가 집약되어 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 자신들의 정책을 실현하기에는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다. 무엇보다 스스로 인정하고 있듯이 국제적인 ‘기술 경제적’ 고립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국제 제재가 지속되는 한 외부로부터 선진 과학기술을 도입하여 자국의 과학기술 역량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이 상황에서 북한은 자력으로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이를 위해 국방 부문이 갖고 있던 물적·기술적 자원을 민간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만으로 과학기술을 전반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막대한 재원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출처 : 요약문 4p)

목차 Contents

• 표지 ... 1
• 목차 ... 2
• 표목차 ... 3
• 그림목차 ... 3
• 요약문 ... 4
• 제1장 서 론 ... 6
• 제1절 문제제기 및 연구목적 ... 6
• 제2절 연구 범위 및 방법 ... 12
• 제2장 ‘새 세기 산업혁명’ 노선의 형성 과정 ... 13
• 제1절 지식경제 시대: 김정은 정책의 논리적 토대 ... 14
• 제2절 ‘정보산업’ 담론의 등장과 확산 ... 17
• 제3절 지식경제 담론과 새 세기 산업혁명 ... 26
• 제3장 김정은 집권 이후 주요 정책 동향 ... 33
• 제1절 과학기술 발전과 새 세기 산업혁명 강조 ... 33
• 제2절 김정은 정권의 주요 과학기술 정책 ... 39
• 제3절 생산현장의 현대화, 정보화 시도 ... 45
• 제4장 7차 당 대회: 과학기술 강국, 경제 강국 구상 ... 48
• 제1절 과학기술 강국, 경제 강국이란? ... 49
• 제2절 과학기술 강국 실현 방안 ... 53
• 제3절 경제 강국을 위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 59
• 제4절 내각책임제 강화,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 실시 ... 68
• 제5장 김정은 정권 구상의 성패 요인 ... 72
• 제1절 과학자의 자율성과 재원 문제 ... 73
• 제2절 선진 과학기술의 민간 부문 도입 가능성 ... 77
• 제3절 ‘속도전’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 ... 81
• 제6장 결 론 ... 84
• 참고문헌 ... 87
• 끝페이지 ... 96